더비 매치는 왜 성적표와 상관없이 뜨거울까

🔥 오늘 칼럼 한줄 요약

순위표에서 양 팀이 하위권에 있어도, 더비 매치만큼은 결승전 같은 분위기가 됩니다. 이번 칼럼은 최근에 축구를 보기 시작한 신입 팬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풀어볼까 합니다.

✉️ 얼마 전 축구를 처음 본다는 후배에게

안녕, 지난주에 네가 "더비가 뭐가 그렇게 특별하냐"고 물었을 때 제대로 답을 못 해준 게 계속 마음에 걸려서 이렇게 편지로 써본다.

네 말대로 이번 시즌 두 팀 다 순위표 중하위권이야. 우승 경쟁도 아니고 강등권 다툼도 아니야. 그런데도 이 경기만큼은 시즌 성적과 완전히 별개로 취급된다는 걸 몇 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돼. K리그의 지역 더비든, 해외축구의 오랜 라이벌전이든 마찬가지야. 팬들에게는 한 시즌 전체를 결정짓는 것보다 이 한 경기를 이기는 게 더 중요할 때가 많거든.

축구 더비 경기 경기장 분위기

✉️ 왜 그런 건지, 이유를 좀 적어볼게

더비는 결국 성적이 아니라 자존심 싸움이야. 지역적으로 붙어있는 두 팀, 혹은 몇십 년째 쌓인 라이벌 역사가 있는 두 팀은 경기가 끝난 순간부터 다음 만남까지 그 결과를 계속 곱씹게 돼. 이겨놓은 시즌은 성적이 안 좋아도 "그래도 우리가 더비는 이겼잖아"라는 말로 위로가 되고, 져놓은 시즌은 다른 걸 다 잘해도 그 한 경기가 계속 아쉬움으로 남아.

✉️ 그러니까 네가 알아둬야 할 것

더비가 있는 날은 다른 약속 잡지 말고, 하이라이트로 나중에 보지 말고 실시간으로 챙겨봐. 결과를 미리 알고 보는 것과 실시간으로 보는 건 완전히 다른 경험이거든. 그리고 옆에 그 팀 팬이 있으면, 경기 끝나고 절대 먼저 스코어 얘기 꺼내지 마. 이겼으면 알아서 말할 거고, 졌으면 며칠은 그냥 둬.

🍺 30대 직장인의 리얼 경험담

저도 더비전이 있는 날은 다른 약속을 다 미루고 챙겨봅니다. 순위와 상관없이 이 경기만큼은 못 보면 며칠 내내 아쉬움이 남더라고요. 몇 년 전 야근 때문에 놓쳤던 더비 결과를 나중에 스포츠 뉴스로 접했을 때의 그 허탈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. 그날 이후로는 더비 일정만큼은 무조건 캘린더에 미리 표시해둡니다.